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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12초 환상곡, FIFA도 홀렸다

번리전 75m 폭풍 질주 원더 골 FIFA 푸슈카시상 수상, 세계 최고 ‘골 아티스트’로 공인

올해의 선수엔 레반도프스키…호날두·메시는 2·3위, 호날두는 메시 2순위로 적어

손흥민이 18일 FIFA 푸슈카시상을 받은 뒤 화상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취리히=AP연합뉴스손흥민이 18일 FIFA 푸슈카시상을 받은 뒤 화상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취리히=AP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 선정 ‘올해의 골’을 휩쓸었던 손흥민(28·토트넘)의 ‘원더 골’이 예상대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시상하는 세계 최고의 골로 뽑혔다.

손흥민은 18일(한국 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푸슈카시상은 헝가리 축구 전설 고(故) 페렌츠 푸슈카시의 이름을 따 지난 2009년 제정한 상으로 한 해 동안 축구 경기에서 나온 득점 중 가장 아름다운 골을 가려 시상한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EPL 경기에서 약 75m ‘폭풍 질주’로 6명의 번리 선수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로 유수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던 그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푸슈카시상까지 받았다. 세계 최고의 ‘골 아티스트’로 FIFA의 공인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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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전문가 투표에서 13점, 팬 투표에서 11점을 받아 총 24점으로 22점의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 20점의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따돌렸다. 팬 투표에서는 아라스카에타가 13점으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지만 앨런 시어러(잉글랜드)·베베투(브라질) 등 ‘전설’들이 참여한 전문가 투표에서는 손흥민이 1위였다. 아라스카에타의 오버헤드킥, 수아레스의 힐킥 득점도 멋지지만 골에 이르기 전 12초의 과정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손흥민의 골에 표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FIFA는 “손흥민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아 상대 골대까지 94야드를 전진했는데 이는 푸슈카시상 사상 최고 기록이다. 12차례 터치로 골을 터뜨린 것도 종전 기록의 2배”라며 “속도와 파워·지속성·간결한 마무리까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런던에 머물며 화상으로 시상식장과 연결된 손흥민은 “평생 못 잊을, 아주 특별한 밤”이라며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운 골인지 몰랐는데 경기 끝나고 다시 보면서 정말 특별한 골을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의 선수로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3관왕에 올려놓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선정됐다. 52점을 얻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점)와 리오넬 메시(35점)를 제쳤다. FIFA 회원국 대표팀의 감독·주장 등이 뽑는 이 투표에서 손흥민과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똑같이 레반도프스키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날두와 메시는 1순위로 각각 레반도프스키·네이마르를 뽑았다. 호날두는 메시의 이름을 2순위에 적었으나 메시는 호날두에게 3순위 표도 주지 않았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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