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계단 뛰어오르고 장애물도 피하고…'로봇개' 사람 못지 않네

■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

조깅은 기본, 엎드리기도 '척척'

넘어져도 능숙하게 다시 일어나

진보한 하드웨어·SW기술 뽐내

미래 모빌리티와 시너지 기대

/보스턴 다이내믹스 유튜브/보스턴 다이내믹스 유튜브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 두 기가 자유롭게 보행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지난 16일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 두 기가 자유롭게 보행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


로봇이라기에는 너무 유연했다. 뚝뚝 끊기는 움직임을 ‘로봇 같다’고 표현하던 것은 이제 옛말. 이 로봇들은 실제 동물의 관절과 근육이 있는 것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기로 합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4족 보행 로봇 ‘스팟’ 얘기다.

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시연회에서 스팟은 진보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뽐냈다. 스팟은 전후 이동뿐 아니라 횡보를 하기도 했고 가볍게 뛰는 조깅, 제자리 뛰기, 엎드리기에 이어 계단 오르기까지 척척 해냈다. 사람이 계단을 뛰어오르지 않는 한 웬만한 사람보다 속도가 빠를 것 같았다. 그렇게 계단을 몇 차례 왕복하고도 지칠 줄 몰랐다. 앞으로 가도록 조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열려 있는 G70 문을 피해 스스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시연한 스팟은 두 종류.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SCSI 연구실에서 연구 목적으로 리스한 로봇들이다. 스팟의 가격은 대당 1억 원 수준이고 무게는 30㎏ 정도라고 한다. 이 연구실에선 스팟의 등 위에 라이다 두 기를 얹어 사용하고 있었다. 한 기는 스팟의 ‘눈’을 더욱 밝게 해주는 3D 스캐너 역할을 했고 벨로다인이 만든 다른 라이다는 주변을 360도 3차원으로 스캔해 정밀 지도 작성을 했다. 물론 별도의 라이다 없이 스팟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로도 역할이 가능하다.


스팟은 조작을 따로 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갔던 길을 기억해서 스스로 갈 수 있는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임무를 주면 스스로 이동하며 미리 짜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목적지에 가서 주변 스캔 등 업무를 하고 원위치로 돌아온다. 스팟에 적용된 센서는 장애물을 피하도록 해주고 외부 충격으로 넘어질 경우에도 무게중심 등 기술적인 설계가 스팟을 다시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해준다. 현대차(005380)그룹의 한 관계자는 “스팟이 지금과 같은 무게중심과 다리 길이 등 스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기술 그 자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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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을 비롯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미래 모빌리티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자율 주행과 ‘라스트 마일’ 물류, 생산 공정, 건설 현장 모든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 주행 연구 시 예전에는 자동차가 못 들어가는 곳에 RC카를 이용했는데 조그만 턱이 있어도 넘어가지 못했고 힘이 약해 무거운 라이다를 싣지 못했다”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이 이 역할을 대체하는 자율 주행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차량 생산 공정을 위한 스마트팩토리를 조성하는 데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대차가 공들이고 있는 무인 라스트마일 물류 등에 이 로봇 기술을 적용할 경우에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스타트업들은 돈만 낸다고 인수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대규모 양산 능력과 제조 경험을 가진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협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 두 기가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 두 기가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스팟’ 시연회에서 스팟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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