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전담 조직 신설한 한은, 내년부터 CBDC 시험 유통

[베일 벗은 中 디지털 위안화]

■한국 디지털화폐 대응은

민간기관과 협업 방식 설계

실제 발행 계획은 아직 없어

올해 2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한 한국은행이 내년부터 가상 환경에서 CBDC를 시험 발행·유통할 계획이다. 한은은 CBDC 실제 발행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지급 결제 환경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한은이 유관 기관 협업 등을 주도해 보다 적극적으로 암호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상 환경’에서 시스템의 정상 동작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3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현재 CBDC 시험 체계 구축 사업의 세부 실행 계획에 필요한 외부 컨설팅 단계를 밟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CBDC 시험 유통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목표로 하는 파일럿 시스템은 CBDC 발행·환수를 직접 맡고 민간 기관이 유통 업무를 담당하는 협업 방식이다. 연구 과정에서 국가 간 송금이나 전자 지갑, 오프라인 구현 등 업무별 세부 프로세스도 살펴볼 예정이다. CBDC 보유 현황이나 거래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분산원장 등 최신 정보기술(IT)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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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로서는 CBDC를 실제 발행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전자적 수단의 지급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훗날 대외 여건이 달라져 CBDC를 발행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법적 이슈를 검토하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CBDC 관련 암호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한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9월까지 디지털 화폐 관련 특허를 84건 출원한 반면 한은은 올해 10월까지 특허를 출원한 바가 없다. 이수환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한은이 디지털 화폐 발행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암호 기술 개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지급 결제 시스템 선진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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