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료진 다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대상자는 식료품점 직원과 교사, 75세 이상 노인 등이 될 전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이하 위원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차기 우선순위 대상자를 이같이 지목해 권고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위원회는 식료품점 직원과 교사, 보육시설 직원, 기타 필수업종의 최전선 노동자와 75세 이상 노인을 다음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대상자로 권고했다. 미국에서 이 집단에 포함되는 인구는 약 4,900만명에 달한다.
이는 권고사항이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권한을 가진 주(州) 정부들은 이를 중요한 지침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육류 가공공장, 식료품점, 교정시설, 대중교통 등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필수업종 분야에서 일하는 인력이 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위원회는 이들이 사회가 작동하도록 유지하는 데 핵심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위험-고전염 공동체 속에서 일하거나 살고 있어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75세 이상 노인은 약 1,900만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환자의 25%, 사망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위원회는 이들을 ‘1b’ 단계의 우선순위 접종 대상자로 삼자는 안건을 이날 표결에 부쳐 ‘13 대 1’로 통과시켰다.
또 그다음 단계인 ‘1c’ 단계의 우선 접종 대상자도 표결했다. 여기에는 2순위 필수 업종 노동자와 65~74세 노인, 16~64세의 성인 중 고위험 질환을 가진 사람 등 1억2,900만명이 포함된다. 2순위 필수 업종에는 금융, 정보기술(IT), 식품 서비스, 에너지·교통·물류 등 10개 분야가 해당된다.
위원회는 우선 접종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지정한 것이 주 정부가 실제 접종자를 선정할 때 유연성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에 앞서 최우선 순위 접종 대상자로 의료기관 종사자,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와 직원을 지목해 권고한 바 있다. 주(州) 정부들은 이 권고에 따라 각 주에 할당된 코로나19 백신을 이들에게 가장 먼저 접종하고 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