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구(왼쪽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와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 김윤 SK텔레콤 CTO가 22일 오전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팬데믹 시대 공동AI 개발에 협력하기로 결의했다./사진제공=SK텔레콤SK텔레콤(017670), 삼성전자,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3사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에 나선다. 지난 1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AI 동맹’의 첫 작품이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는 각 사 최고기술경영자(CTO) 또는 AI 전문 임원급이 참석하는 ‘AI R&D 협의체’를 결성하고 ‘팬데믹 극복 AI’를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또 3사는 미래 AI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팬데믹 극복 AI는 이용자 위치 주변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위험도를 분석하여 이용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한다. 유동인구 빅데이터, 공공 재난 정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 등을 통해 지역별 위험도를 정교화하고, 스마트폰 등에 기록된 일정, 항공권·공연·숙박 예약 정보, 평상시 이동 경로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주변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당시 주변 유동인구가 800명이었고 이 중 20%가 역삼동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분석해 을지로입구의 위험도를 ‘상’으로, 역삼동을 ‘중’으로 분류한다. 을지로로 출퇴근하는 이용자에게는 자차 이용을 권유하고, 역삼동 영화관을 예약한 이용자에게는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방식이다.
팬데믹 극복 AI에 대형 한국어 언어모델을 포함한 범용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다. AI가 뉴스를 분석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약해서 전달하거나, 다양한 재난 관련 정보 요청을 정확하게 이해해 적합한 답변을 생성해내도록 발전 시킬 예정이다
이 AI의 핵심 기능과 기술을 API 형태로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3사가 함께 운영하게 될 별도의 사이트에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이다.
/사진제공=SK텔레콤AI 동맹은 미래 AI기술 개발과 AI기술 저변 확대,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 협력도 이어 간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AI, 메신저 플랫폼 등 각 사가 가진 다양한 역량과 사업 영역을 융합하는 등 ICT 전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3사는 동맹에 합류를 원하는 ICT기업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향후 국내 타 사업자 참여는 글로벌 AI 동맹체 수준으로 규모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3사의 동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협력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박 대표는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기업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공동 실무 그룹이 만들어졌고, CTO급 워크숍을 격주 단위로 정기 운영하고 실무 기획·개발팀이 수시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하면서 핵심 협력 과제를 협의하고 개발 방향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왔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이번 AI 초협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3사의 협력은 팬데믹 극복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서 시작해 산업계/학계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 컴포넌트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국내 AI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