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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 일상 방역을 위한 필수 가전, 공기살균기의 모든 것

최근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확산되며 일상 속 감염 전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상 생활 방역의 필수품으로 공기 청정을 넘어 살균 기능을 갖춘 가전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 표면 살균과 공기 살균 등 광고에 앞다퉈 제공되는 정보들을 보다 명확하게 알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의 차이점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는 다르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가 제거된 깨끗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이를 위해 여러 겹의 필터(프리/탈취/헤파)를 사용해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이에 반해 공기살균기는 바이러스와 세균, 곰팡이들을 파괴하고 살균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기청정기의 핵심은 헤파 필터이다. 헤파 필터는 0.3 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m) 미세먼지까지 99.95% 제거하며, 마이크로미터보다 더 작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를 쓰는 바이러스는 사실상 제거가 어렵다. 필터를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와 달리 공기살균기는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를 분해하고 살균한다.

세균 형태에 따라 다른 살균 방법: 고착 세균과 부유 세균

바이러스와 세균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사람 신체나 책상, 손잡이, 벽면 등 사물 표면의 고착 세균(고착 바이러스)이며, 다른 하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 세균(부유 바이러스)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소독 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 고착 세균은 손 세정제로 손을 소독하거나 살균제를 헝겊에 적신 후 사물의 표면을 닦으면 쉽게 살균된다. 반면, 부유 세균은 형체가 없는 공기 중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떠다니기 때문에 표면 살균법으로 살균이 불가능하며 공기살균기를 통한 살균이 필요하다.

흔한 공기 살균 방식, UV 방식

여러가지 방식 중에서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UV(Ultraviolet)방식은 자외선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살균하는 방식으로 칫솔 살균기, 컵 소독기 등 표면 살균에 주로 적용된다. UV 살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UV세기(광강도), 살균 시간과 UV로부터 살균 대상의 도달거리(살균 거리)이다.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않을 경우 살균 효과는 급격히 약해진다.

UV 방식의 살균 테스트 시간은 보통 10초~30초를 기준으로 하는데, 공기살균기는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기 때문에 실제는 1초도 되기 전에 공기살균기를 통과하고 만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그 시간동안 충분히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살균 효과는 당연히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UV 방식은 일반적으로 살균 대상과 거리를 초 단거리에 두고 실험을 진행한다. 문제는 거리가 2배 멀어질수록 살균 효과는 1/4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실제 생활하는 사무실, 회의실, 거실 등의 공간을 생각했을 때 효과가 어떨지는 미지수다. ‘바이러스 99.9% 살균’을 앞세운 광고 문구도 부유 바이러스가 아닌 고착 바이러스 테스트로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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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이하 중대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제3-4판)’ 안내서에는 “WHO(세계보건기구)나 미국CDC(질병관리청)에 의하면 고강도 UV 방법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에 대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손이나 피부에 UV를 조사하면 피부 자극 및 눈 손상에 대한 위험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UV 방식의 또 다른 문제는 오존이다. UV는 자외선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오존이 많이 발생한다. 한여름 햇빛에는 강한 자외선 때문에 피부가 검게 그슬리고, 자외선에 의해 오존 농도도 함께 높아진다. 여름에 유독 오존 주의보가 자주 내려지는 이유이다. UV 방식의 공기 살균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보다 주의 깊은 인식이 필요하다.

소독제 분무형 공기 살균 방식

또 다른 방식은 소독제를 공기 중으로 분무하는 방식이다. 주로 다중이용시설이나 공공시설 중심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가정용으로도 다양한 공기소독용 살균제와 분무형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 방식은 살균제를 공기 중에 뿌리는 방식으로 공기 살균 효과와 안전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첫번째 문제는 공기 살균 효과이다. 대다수의 살균제는 ‘바이러스를 30초만에 99.9% 살균’을 강조하며, 주로 공기소독용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살균 테스트를 검증했으며, 시험 성적서를 그 증거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30초만에 바이러스를 99.9% 살균할까? 실험 관계자는 해당 시험은 살균제 원액으로 실험했으며, 공기 중 분무하는 실험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간 당 분무량, 농도, 시간 등 실제 생활 공간과 유사한 환경에서의 실험이 없는 상태에서 공기 중에 부유 바이러스를 살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었다.

두번째는 안전이다. 대다수의 제품들은 인체 무해를 강조하며 인체에 안전한 천연유래 성분이라고 설명한다. 중대본의 안내서에 따르면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살균 소독제는 없습니다. 모든 살균 소독제 성분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비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며 생명체에 독성을 가집니다’고 안내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소독 터널, 캐비넷 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소독제를 사람에게 분무/분사하는 방식은 환자의 비말 전파 또는 접촉 전파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음. 눈과 피부에 자극을 주고 흡입에 따른 호흡기 증상,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권장하지 않음.’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방역 당국의 경고에도 공기 살균 수요 증가와 함께 소독제 분무형 제품은 꾸준히 출시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플라즈마 공기 살균 방식

또 다른 공기 살균 방식으로는 플라즈마 방식이 있다. 플라즈마는 비교적 최신 기술로 UV 방식 대비 뛰어난 살균 효과와 오존 발생 및 피부 자극, 눈 손상 등 안전성은 우수한 방식이다. 플라즈마는 그 동안 산업 및 의료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병원의 수술도구를 멸균하는 플라즈마 멸균기로 사용되어왔다.

이렇듯 플라즈마의 뛰어난 살균 효과 덕분에 진짜 플라즈마가 아닌 유사(가짜) 플라즈마 기술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UV 플라즈마, 광플라즈마, 플라즈마 음이온 등. 사실 이런 플라즈마 명칭은 없다. UV 플라즈마는 보통 UV 램프이며, UV는 자외선일 뿐이다. 광플라즈마 또한 용어 자체가 없다. 플라즈마 음이온은 그냥 음이온 방식이다. 플라즈마가 보다 첨단 기술이기 때문에 그럴듯하게 명칭만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사 플라즈마는 살균 성능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진정한 플라즈마 공기 살균 방식은 최근에 들어 상업용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공공시설 및 다중이용시설, 가정용으로는 지금 한창 개발이 진행 되고있다. 때문에 플라즈마 공기 살균 방식은 가급적 공인기관 인증이나, 정부기관으로부터 포상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플라즈마 공기 살균 방식은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기술이다. 플라즈마는 발생 볼륨이 클수록 살균 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발생부의 구조적 설계, 안정적인 플라즈마의 유지를 위한 고전압 제네레이터(generator) 개발, 플라즈마 발생을 위한 적정한 공기 유량 그리고 제품 적용 시 소음 방지와 IC 회로 구성 등 복잡한 고차원의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 때문에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이런 혁신적인 플라즈마 공기 살균 방식이 개발되어, 우리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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