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예계에서 아이돌 연예인의 팬클럽이 텔레비전 프로그램 진행자 등에게 ‘아이돌을 잘 봐달라’는 의미로 선물을 주는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후난(湖南)위성방송 예능프로그램 ‘콰이러다번잉’(快樂大本營·쾌락대본영)의 유명 진행자인 허중(何炅)이 과거 했던 발언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촉발됐다. 허중은 해당 영상에서 “지금까지 보온컵을 20여개 받았고 펜은 50여개 있다”면서 팬들이 선물 위에 아이돌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데 이걸 떼기 어려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연예계에서는 최근 몇 년 새 팬클럽이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체면을 위해 돈을 쓰기 시작했고, 업계 전반의 암묵적 규칙이 됐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지적이다. 선물 종류는 빵·음료수부터 고급향수, 가방, 심지어 골드바까지 있고, 진행자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선물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매체들은 이러한 관행이 청소년에게 돈이나 선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팬들이 자의로 돈을 냈더라도, 고가의 선물을 받는 게 합법인지도 의문이라고 이들 언론은 지적했다.
허중은 논란이 커지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1년여 전 프로그램에서 농담으로 한 말인데 부적절했다”면서 “(선물을 줄 필요가 없으니) 낭비하지 말라고 하려던 것이었다. 정말 죄송하다.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후난위성방송은 성명을 통해 “진행자·연기자·출연자가 팬들의 선물을 받는 등의 부정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전면적으로 조사 중이며, 부당한 선물을 받았을 경우 규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