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빵 터진 랠리에도…투자자 절반은 속터졌다

코스피 1년만에 28% 급등했지만

지수 상승률보다 못한 기업 70%

'마이너스 수익률'도 35% 달해

종목쏠림 뚜렷…주도주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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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연일 상승해 사상 처음 2,800선을 돌파했지만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이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가운데 70%가 지수의 상승률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역대급 호황기 속에서 지난해 말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마이너스 종목’도 전체의 35%에 달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917개 기업 가운데 지난해 연말 대비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둔 경우는 전체의 67.4%(618개)로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거둔 30.9%(283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 24일 기준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지난해 연말 대비 27.7% 상승했다. 특히 354개 종목(38.7%)은 지난해 연말 종가보다도 현 주가가 낮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두고 있었다.


‘코로나 쇼크’로 올해 코스피 지수가 최저점이었던 지난 3월 19일과 비교해보면 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총 415개(45.2%)로 늘어났다. 코로나 쇼크 이후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비교적 손쉽게 수익을 올렸음을 알 수 있지만 이 기간 지수 대비 상승률이 낮았던 종목 역시 488개(53.2%)에 달했다. 흔히 ‘무엇을 샀던지 돈을 벌었을 시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달랐던 셈이다. 코로나 쇼크 이후 코스피지수는 92.6%가 상승했는데 전체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개별 종목보다 지수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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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도 사정은 비슷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470개 기업 중 지난해 연말 대비 지수 상승률인 38.0%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이 전체의 67.7%인 995개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마이너스 종목들도 489개(33.3%)에 달했다. 반면 지수 상승률을 뛰어넘은 수익 종목은 전체의 27.1%(399개)에 그쳤다. ‘코로나 쇼크’ 이후와 비교해보면 전체의 약 40%에 이르는 585개가 이 기간 코스닥 상승률(116.80%)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10개 종목 중 4곳에 투자한 사람은 증시 호황을 즐겼겠지만 나머지 6개에 투자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종목별 온도 차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19일부터 1개월 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위 27% 종목만이 10% 이상 상승해 지수와 비슷하거나 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오히려 하락한 종목이 전체의 73%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9%, 11.2% 올랐다.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한 달 간 10% 이상 상승한 종목은 28.6%이며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하락한 종목은 71.4%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 달간 50% 이상 상승해 소위 ‘대박’에 준하는 성과를 보인 종목은 코스피에서 20개, 코스닥 36개로 전체의 2.6%~2.8%에 그친다”며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가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기관 투자가가 선호하는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나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 애플카 관련주 등 일부 호재 종목에만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강해지며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핵심 기업과 주도주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이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였다면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정상화로 가는 실적 장세가 될 것”이라며 “실적이 회복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투자 성과 차이가 확연히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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