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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종편 성적표는…확 불붙거나, 타기 전에 꺼지거나 [SE★초점]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9년, 방송사별 색깔은 뚜렷해졌고 희비는 엇갈렸다.

종편을 넘어 방송가를 뒤흔드는 트로트 신드롬을 일으킨 TV조선부터 드라마 왕국으로 떠오른 JTBC, 스테디셀러 예능을 확보한 채널A, 후발주자로 시작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MBN까지. 2020년 한 해 동안 드라마, 예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종편의 성장세는 뚜렷했다. ‘미스터 트롯’과 ‘부부의 세계’는 각각 예능, 드라마 부문에서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보다 뛰어난 매력을 어필했다. 다만 시청률의 편차가 상당히 큰 만큼 그 사이를 어떻게 좁힐지 여부는 내년에도 여전한 숙제로 남겨졌다.




/사진=TV조선이 2020년 선보인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좌),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사진=TV조선이 2020년 선보인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좌),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



▲ TVCHOSUN - 명실상부 원조 트로트 맛집 시청률 35.7%의 신화, 드라마는 글쎄…

TVCHOSUN은 예능 프로그램에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미스트롯’ 론칭으로 성공을 맛본 TVCHOSUN은 1월부터 ‘미스터트롯’을 전면 배치해 종편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35.7%(닐슨코리아/전국 유료)을 달성했다. 우승자인 임영웅을 비롯해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TOP7을 브랜드화 시켜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등 예능 프로그램을 신설해 매주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12월부터는 제2의 송가인을 찾는 ‘미스트롯2’를 편성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부부 관찰 예능 콘셉트의 ‘아내의 맛’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고, 이혼한 부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를 론칭시키며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잡고 있다.

반면 드라마는 약세다. TV CHOSUN은 올해 ‘바람과 구름과 비’, ‘어쩌다 가족’, ‘학교 기담’, ‘복수해라’ 4편을 선보였다. ‘대군’, ‘간택’ 등 사극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TV CHOSUN은 지난 5월 방송된 ‘바람과 구름과 비’ 역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해 호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학교 기담’은 0%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어쩌다 가족’은 스태프 임금 미지급 문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2회 만에 방송 중단 사태를 겪었다. 지난 11월부터 방송 중인 ‘복수해라’는 김사랑을 앞세웠으나 3%대 시청률에서 고전하고 있다.

/사진=JTBC가 2020년 선보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좌), 예능 ‘싱어게인’/사진=JTBC가 2020년 선보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좌), 예능 ‘싱어게인’


▲ JTBC - 시청률 롤러코스터 타는 드라마 왕국 최고 시청률 28.4%부터 0%대까지, 다양한 시도 돋보이는 예능

JTBC는 지난해 종영한 ‘SKY캐슬’의 성공으로 인해 거머쥔 드라마 왕국 타이틀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올 초 ‘이태원 클라쓰’(최고 시청률 16.5%)를 시작으로 ‘부부의 세계’(최고 시청률 28.4%)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제2의 부부의 세계’로 출사표를 던진 ‘우아한 친구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5%대에 멈췄고, 월화드라마 ‘야식남녀’ ‘18어게인’, 수목드라마 ‘쌍갑포차’ ‘우리, 사랑했을까’ ‘사생활’ 등은 3%대에서 머뭇거렸다. 손현주를 내세운 ‘모범형사’만이 7%대를 기록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예능 프로그램은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개그맨 부부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 지상파 코미디 프로 전멸 위기 속에 론칭된 ‘장르만 코미디’, 스타의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는 ‘유랑마켓’, 잊힌 가수들의 리부팅 오디션 ‘싱어게인’ 등 다채로운 콘셉트를 시도했다. 아울러 시리즈 예능 ‘비긴어게인 코리아’ ‘비긴어게인 Reunion’, ‘팬텀싱어3’과 ‘아는 형님’ ‘뭉쳐야 찬다’는 안정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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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이 2020년 선보인 예능 ‘보이스트롯’(좌),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사진=MBN이 2020년 선보인 예능 ‘보이스트롯’(좌),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


▲ MBN - 제2의 송가인, 임영웅 찾는 트로트 예능에 올인해 역대 최고 시청률 18.1%, 드라마는 하락세

‘동치미’, ‘알토란’, ‘나는 자연인이다’ 등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예능에 강세를 보였던 MBN은 올해 트로트 예능에 심혈을 기울였다. TV조선이 송가인, 임영웅 등 스타 발굴로 도약하자, MBN 역시 ‘트로트퀸’,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를 연이어 론칭해 스타 탄생을 꿈꿨다. 무려 200억 제작비를 들인 ‘보이스트롯’은 시청률 18.1%를 기록하며 MBN 개국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시니어 모델 오디션 ‘오래 살고 볼일’, 걸그룹 리부팅 프로젝트 ‘미쓰백’, 토크 예능 ‘더 먹고 가’ 등을 선보이며 포맷 확장을 위해 힘썼다. 그러나 MBN만의 색이라 할 수 있는 소재 개발보다 ‘뒤따라간다’는 인식이 뚜렷한 만큼 킬러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에 직면해 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지난해의 성공이 무색한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MBN은 임수향 이장우 배종옥이 출연한 ‘우아한 가’가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MB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러나 올해는 단막극 ‘동행’, 월화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만을 선보였고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사진=채널A가 2020년 선보인 예능 ‘하트시그널3’(좌),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사진=채널A가 2020년 선보인 예능 ‘하트시그널3’(좌),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 채널A - 흔들리는 스테디 셀러 예능, 시청률 8.2% 신기록 쓴 드라마로 도약하는 것도 꿈꿔볼 때

올해 채널A는 스테디 셀러 예능 ‘하트시그널’의 시즌3를 선보였다. 이전 시즌의 성공으로 인해 큰 기대를 모은 ‘하트시그널3’는 첫 방송 전부터 출연자들을 둘러싼 논란으로 잡음이 발생했다. 화제성은 단연 돋보였지만, 각종 의혹으로 인해 시청률은 약세를 보이며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방송된 ‘도시어부2’는 평균 3%대, ‘아이콘택트’는 1%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론칭된 ‘금쪽같은 내 새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는 현재까지 시청률 면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드라마 면에서는 ‘시청률의 제왕’ 이유리를 업고 신기록을 세웠다. 이유리가 출연한 ‘거짓말의 거짓말’은 첫 방송 1.2%의 시청률을 최종회 8.2%까지 끌어올리며 채널A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올 상반기에 선보인 ‘터치’, ‘유별나! 문셰프’가 0%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다른 종편들 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드라마의 성공을 맛본 만큼 향후 어떤 작품을 발굴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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