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우리 기업에만 족쇄 채우는 규제·정책 거둬달라"

■ 경제단체장 신년사

손경식 "외국계와 동등 여건 구축을"

박용만 "정치-경제 이슈 구분해야"

강호갑 "정치권 공동체 책임감 없어"

정부·여당 일방통행 한목소리 질타

2021년 새해를 앞두고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신년사에서 정부 여당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과 규제를 쏟아낸 것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내년에는 규제 혁신 등을 통해 시장경제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0일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정치 일정이 많다”며 “정치와 경제 이슈를 분명히 구분해 새해는 물론 2022년 이후에도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집단소송제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염두에 둔 듯 “경제·사회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법으로 규제하고 강제하기보다 자율적인 규범이 작동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기업 규제 법안에 대한 우려와 보완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상법,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기업을 제약하는 법안이 무더기로 입법화됐다”며 “올해 국회를 통과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에 대해 보완 입법을 강구해야 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추가적 규제 입법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 분위기를 높이는 정책으로의 획기적인 국면 전환이 필요하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려해 우리 기업들이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경쟁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깊이 살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내년을 ‘생사의 기로에 서는 한 해’로 규정하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는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허 회장은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앞서 가는 수많은 해외 기업과 기술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에게 기회의 문이 언제까지 열려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정부 당국에 부탁 드린다. 우리 한국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규제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거두어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우리는 4년 연속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위 수출 강국 위상을 지켜냈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다자간 협력이 중시되고 디지털, 환경, 노동 이슈가 부각되는 등 기존 통상 질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무역 현장 애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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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제공=무협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제공=무협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인의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투자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새로운 규제 입법을 막고 기존 규제는 혁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신년사로는 이례적일 만큼 강한 톤으로 기업 어려움을 외면하는 정치권을 질타했다. 그는 “죽음 앞에서 피우는 꽃 ‘앙스트블뤼테’는 생존을 향한 무서운 결기 때문에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며 “우리 기업도 멈추면 죽는 만큼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법 등 규제 입법 관련) 기업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니 ‘해외 사례를 검토해 달라’ ‘시기를 조절하자’ ‘과잉 규제이자 위헌의 소지마저 있으니 다시 한 번 숙고해 달라’고 외쳤지만 닿지 못했다”며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감은 찾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이상훈·김능현·한재영기자 shlee@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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