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은 신축년 새해를 맞아 디지털 전환에 따른 환경 변화 속에도 혁신 성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고 저금리·저성장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비대면 업무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 등으로 금융권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금융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경제와 금융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위기 극복 △금융 안정 △혁신 성장 △신뢰 회복을 중점 추진 정책 방향 키워드로 꼽았다. 은 위원장은 “임차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지원 프로그램 신설하고 시중은행 제2차 프로그램 개편 등을 통해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하겠다”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프로그램도 올해보다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한 금융 지원 연착륙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시행령·감독규정 등 하위 규정을 차질 없이 마련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금융 소비자 보호의 기본 틀로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2021년 새해에도 국내외 경제와 금융의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중소기업 지원 비중이 큰 지방은행과 서민과 자영업자 지원을 책임지는 금융회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 중개 역량 강화 △금융 소비자 보호와 포용 금융 강화 △지속 가능 금융혁신을 위한 기반 구축 추진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금융 협회장들은 변화에 따른 대응과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으로 우리 사회의 생활 패턴이 변화하면서 소비문화 전반에 비대면화가 일상화되는 등 비대면·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2021년을 ‘위기 극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년 과제로 △디지털 전환 속도 확대 △탈세계화 시대 적극 대응 △기후변화 등에 대응한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 △불평등 완화 △소비자 중심 경영 확산을 통한 금융 산업의 신뢰 회복 등 다섯 가지를 들었다.
보험업계의 신임 수장들은 보험 산업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디지털 변화에 대응하며 보험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경쟁 역량 개발을 위해 전 업무 영역에 걸쳐 비대면화 및 디지털화가 가능하도록 업계를 지원할 것”이라며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사업의 조속한 시행으로 서류 발급 전산화로 의료 기관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실손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로 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해 의료 기관, 소비자, 생보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 산업을 바라보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 시작”이라며 “기존 상품과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소비자의 눈높이로 살피고 항상 소비자와 함께하는 손해보험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급결제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신용카드사가 빅테크·핀테크보다 더 혁신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금융 공공 기관 역시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권의 역할을 강조하고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장은 “가계의 생애주기별 주택금융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새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창업지원과 그린 건축 투자 확대, 디지털 전환 및 신기술 활용을 3대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창업기업·수출기업 등 중점 정책 부문에 대한 보증 공급을 전년 계획 대비 2조 5,000억 원 증가한 48조 5,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진균 Sh수협은행장은 조직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 수익성 중심 영업 확대, 선제적 리스크 관리, 디지털 금융 확대와 경쟁력 강화 등을 신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김광수·이태규·김지영·김현진기자 brigh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