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택배비 인상 효과? 한진, 700억 모집에 1,400억 받아 '흥행'

공모주 배정 혜택·높은 금리에 투자자 러브콜

주문 쏟아지면서 발행금리 최대 33bp 낮춰

회사채 갈아타기로 금리 부담 줄이는 효과도





두 달 여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온 한진이 목표 금액 대비 두 배 가까운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이날 7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380억 원 규모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00억 원 규모로 모집한 2년물에 810억 원, 4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 57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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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몰리면서 한진은 최대 900억 원 규모로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1조 원 수준의 몸값이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으려는 하이일드 펀드의 매수가 많았다. 한진의 신용등급은 BBB+로 10개의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하단이다. 3년물의 경우 안정적인 사업 기반 대비 높은 금리를 눈여겨본 개인투자자(리테일)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은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친숙한 기업이어서 리테일에서 인기가 워낙 많은 물건"이라며 "특히 본업인 물류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가 자회사 대한항공도 항공화물 운임 상승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면서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당초 최대 연 3.631%(2년물), 4.219%(3년물)의 금리를 내걸었던 한진은 발행 금리를 각각 33bp(1bp=0.01%포인트), 16bp 낮출 수 있게 됐다. 2년물의 경우 3.201%, 3년물은 3.959% 수준이다.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번 발행으로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는 한진은 2년물 기준 연간 약 77bp의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한진은 한진그룹 소속의 자산형 종합물류업체로 택배와 육운, 하역·해운, 운송주선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주력사업인 택배부문에서는 포스코와 이마트 등 대형화주를 고정거래처로 확보하고 있어 사업기반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초 기업 고객의 택배 단가를 중량별로 30원에서 1,000원까지 인상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9년 리스 회계처리 변경 영향으로 약 9,100억 원의 리스부채가 반영돼 재무안정성이 떨어졌으나 부산신항국제터미널 매각 등 자본확충을 이어가면서 재무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024억 원, 7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6,145억 원, 824억 원 대비 다소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40.1%에서 169.2%로 크게 줄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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