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中 1번지 매장도 문 닫아…이니스프리 로드샵 접나

월 5억 팔던 상하이 홍이광장점

차이나 뷰티 공세에 실적 '반토막'

오프라인 시장 전면 철수 관측도

아모레 "고급화·e커머스 강화"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중국에서 가장 큰 이니스프리 매장을 폐점했다. '중국의 명동'으로 불리는 상하이 상업지구 난징동루에 위치한 곳으로, 월 4~5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상징적인 매장이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에뛰드에 이어 이니스프리도 중국에서 전면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에 위치한 홍이광장점 문을 닫았다. 2013년 7월 개점한 지 약 8년 만이다. 지상 3층, 822㎡(약 250평) 규모의 이니스프리 홍이광장점은 중국 내 K-뷰티 전성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매장이다. 한때 월 매출은 주말 기준 5억 원, 직원 수는 60여 명에 달했다. 특히 3층 건물 밖 외벽을 이니스프리 간판으로 뒤덮어 중국판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으로 불리며 관광 명소로도 각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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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 축소에 따라 홍이광장점을 폐점하게 됐다"며 "중국 현지 유통 환경 변화에 따른 디지털 집중 차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니스프리는 중국 내 프리미엄 소비 확산과 'C-뷰티'(차이나 뷰티)의 공세로 위기를 겪고 있다. 2019년 607개에 달했던 중국 이니스프리 매장 수는 지난해 말 300여 개로 반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140개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사업까지 발목을 잡으며 이니스프리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이니스프리 매출은 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803억 원) 대비 10.2% 감소했다. 2019년 3분기(1,301억 원)와 비교하면 44.5% 줄어든 규모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이니스프리 중국 매출 하락폭은 5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같은 기간 설화수 매출이 25% 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니스프리도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서 전면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 중국에 남아있던 에뛰드 매장을 모두 폐점하며 진출 9년 만에 완전 철수했다. 에뛰드 빈자리에는 '퍼펙트 다이어리'와 '화시즈' 등 중국 뷰티 브랜드가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헤라와 아이오페도 중국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과 온라인으로 중국 사업을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지난달 국내외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원 차이나'(One China)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 내 온·오프라인과 국내외 면세, e커머스 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목표는 중국 법인과 현지 e커머스 매출을 각각 10%, 30%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설화수 외에도 고가 럭셔리 브랜드 'AMOREPACIFIC'을 올해 말 중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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