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그널] '몸값 1조' 버거킹 매각 시동

한국과 일본 사업 매각 입찰 위해 투자설명서 발송

국내외 사모펀드, 프랜차이즈 기업 관심

한일 양국 경영 관리 어려움 지적







몸값 1조 원에 달하는 한국과 일본 버거킹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한국 법인은 업계 1위 지위를 갖고 있고, 일본 법인은 흑자로 전환해 성장 잠재력을 보였다. 다만 높은 매각가와 한일 양국의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은 난제다.

18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잠재 인수 후보에게 티저레터(간단한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나 신세계 등 동종업계 대기업이나 국내외 대형 PEF운용사를 주요 후보로 꼽고 있다. 매각 대상은 한국과 일본 버거킹 지분 100%다. 매각가는 한국 법인만 1조 원 안팎이 거론된다.



한국 버거킹은 2021년 매출 6,800억 원을 기록했고, 조정한 감가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는 80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조정에비타 기준 1,0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버거킹은 지난해 매출 150억엔(1,550억 원) 에비타는 6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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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가는 한일 에비타의 10배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어피니티가 2016년 버거킹을 VIG파트너스로부터 매수할 때 에비타의 11배를 지불했고, 2019년 이후 최근 국내에서 일어난 식음료 경영권 거래가 에비타의 11~13배 가량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PEF들의 중국 투자가 막히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었다.

어피니티는 2016년 한국 버거킹에 이어 2017년 일본 버거킹을 인수했다. 이후 직영점 위주에서 가맹점 확대를 통해 신규 매장수를 늘리고 키오스크 등 비대면 주문을 도입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불카드와 디지털 쿠폰 활용 등으로 성장세를 높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수요가 늘면서 외형이 커졌다.

한국 버거킹의 매장수는 2021년 기준 440개로 맥도날드를 제쳤고, 매장의 95%가 흑자를 내고 있다. 일본 버거킹은 14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버거킹의 강점은 가성비 위주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덩치가 크면서도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버거킹은 한국보다 외형이 작지만, 이제 막 흑자로 전환했고, 한국보다 업계가 크기 때문에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버거킹은 영국에서 에비타의 10배 이상 인도에서는 20배 넘는 가치로 거래되는 등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한일 양국 시장을 동시에 경영해야 하고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이 브랜드 관리를 위해 경영에 일부 개입할 수 있어 인수 후보가 제한된다. 버거킹 인수 후 연관 업종 인수합병(M&A)을 하려는 기업에는 모기업의 개입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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