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심장 이어…美서 돼지 신장도 체내 이식 성공

버밍엄대, 작년 9월 뇌사자에 이식

소변 생성 등 정상적 기능 확인

미 앨라배마주 버밍엄대 의료진이 뇌사자의 체내에 유전자조작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AFP연합뉴스미 앨라배마주 버밍엄대 의료진이 뇌사자의 체내에 유전자조작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신장을 사람의 체내에 이식하는 수술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최근 체내 심장이식에 이어 체내 신장이식까지 성공하면서 이종 장기이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대 의료진은 유전자조작 돼지의 신장을 57세 뇌사자의 체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미국이식학회저널(AJT)에 실렸다. NYT는 돼지 장기를 인간에 이식한 것을 다룬 논문이 의학 저널에 실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이식수술은 지난해 9월 이뤄졌다. 당시 제임스 파슨스라는 이름의 한 남성은 오토바이 경주 중 입은 부상으로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의료진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신장 두 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돼지 신장은 유전자 10개를 변형해 면역 체계를 공격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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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수술이 이뤄진 지 약 23분 후 이식된 돼지 신장을 통해 소변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한쪽 신장이 다른 신장보다 더 많은 소변을 생성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할 때까지 77시간 동안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제이미 로크 박사는 “신장 장애는 심각한 난치병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신장이식)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미국 내 신장병 말기 환자는 50만 명 이상으로 이들이 모두 투석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신장이식은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신장이식을 받는 이들은 매년 2만 5,000명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 기준 신장이식 대기자 명단에 오른 사람만 9만 명에 달하는데 매일 평균 10여 명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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