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300조 달하는 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2%

■2021년도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

IRP 47조 육박 등 가파른 성장세

적립금 295조6000억으로 불어나

증시 조정국면 속 저금리 겹치며

수익률은 전년보다 0.58%P 줄어





개인 투자자들의 연금 직접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3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노후 준비와 함께 연금을 통한 주식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전체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증시 상승률 둔화와 저금리로 인해 전년 대비 0.58%포인트 감소한 2%로 내려왔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2020년 255조 5000억 원보다 40조 1000억 원(15.7%) 증가한 295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의 세 가지 유형 중 연금 수령자인 개인이 직접 자금을 굴리는 확정기여(DC)형과 IRP가 적립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특히 IRP의 경우 전년 대비 12조 1000억 원이 증가한 46조 5000억 원으로 집계돼 전체 퇴직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7%로 커졌다. 세제 혜택이 있는 IRP의 성장률은 △2019년 32.4% △2020년 35.5% △2021년 35.1%를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3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DC형 적립금 역시 전년 대비 10조 4000억 원(15.4%) 늘어난 77조 6000조 원으로 집계됐다. 직원 퇴직금을 기업이 관리하는 확정급여(DB)형도 전년 대비 17조 6000억 원(11.4%) 늘어난 171조 5000억 원으로 규모를 키웠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0.2%에서 58.0%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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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연금 투자가 늘며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 배당형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향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적립금 중 실적 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비중은 40조 2000억 원으로 전체의 13.6%를 차지해 전년 대비 2.9%포인트 늘었다. 총적립금에서 실적 배당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8.4% △2018년 9.7% △2019년 10.4% △2020년 10.7%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해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셈이다. 실제 DC형과 IRP에서는 실적 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각각 전체의 20.7%(전년 대비 4.0%포인트 증가), 34.3%(7.6%포인트 증가)를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DB형에서 이 비중은 4.5%에서 4.8%로 소폭 늘었다.

퇴직연금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수익률은 2%대로 2020년 2.58% 대비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예적금 금리 수익률이 하락한 데다 2020년 호황을 이어갔던 주식시장 역시 2021년 조정기로 접어들며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원리금 보장형의 2021년 수익률은 전년 1.68% 대비 0.33%포인트 하락한 1.35%를 기록했고, 실적 배당형은 2020년 10.67%의 수익률에서 4.25%포인트 하락한 6.42%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원리금 보장형에 95% 이상 투자하는 DB형에 비해서는 DC형과 IRP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됐다. DB형의 수익률은 1.52%, DC형과 IRP는 각각 2.49%, 3%로 집계됐다. 또 운용 관리 및 자산 관리 수수료, 펀드 비용 등을 합한 비용을 기말 적립금으로 나눈 퇴직연금 총비용 부담률은 펀드 비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0.422%) 대비 소폭 하락한 0.417%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39만 7270좌 가운데 연금을 수령한 비중은 4.3%로 전년 3.3%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억 8858만 원이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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