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내년 PF 대출 만기 회수 장담 못한다"… 캐피탈사, 현금 중점 둔 사업 전략 필요

여신금융협회, 제11회 여신금융포럼 개최

서울 시내 재건축이 한창 진행중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 재건축이 한창 진행중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체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대출 24조 원 중 6조 원가량이 내년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 경기 침체로 만기에 따라 실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을 거라는 전망에 따라 현금 확보를 늘릴 수 있는 사업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이강욱 NICE신용평가 실장은 13일 여신금융협회 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여신금융포럼에서 “내년에는 (부동산개발 관련 여신에서) 만기가 실질 만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수익성보다 현금 흐름을 무조건 중시하는 영업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 실장은 캐피탈사의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PF대출을 넘어 부동산 관련 여신 및 투자 자산으로 확대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사의 PF대출은 지난 6월 기준 23조6000억 원으로 2016년(4조8000억 원)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동안 금리가 낮았고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된 데 따라 캐피탈사에서도 PF대출에 적극 투자하면서 PF 대출 규모가 껑충 뛰었다. 브릿지론(부동산개발 사업 인허가 전 단계의 대출)이 PF대출의 16%에 그쳤다.

이 외에 일반기업대출에서 PF및 브릿지론과 관련이 있는 대출은 전체 기업대출의 13%를 차지했다. 캐피탈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에서 부동산 개발 투자와 관련 있는 비중은 19%에 달했다. 리츠, 부동산 임대 수익 등도 포함돼 있어 부동산 개발 관련 리스크로만 보기 어려우나 일반기업대출, 유가증권에서도 부동산 익스포저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캐피탈사의 기업대출 자산이 80조 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기존 할부리스사에서 종합금융사 쪽에 가깝게 바뀌고 있다”며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건설 여신의 비중이 커지면서 부동산 경기 저하 시 부실 여신이 증가하고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실장은 부동산 개발 관련 여신이 만기가 긴 반면 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내년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개발 관련 여신으로 PF가 4조7025억 원, 브릿지론이 1조5679억 원으로 추산된다. 기존에는 PF대출의 1.2%가 평균 만기 연장을 했으나 내년에는 이 비율이 얼마나 높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는 “할부금융은 (만기가) 길어야 3, 4년인데 PF 관련 기업금융 자산은 발행 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가 많다”며 “만기 연장시 일 년씩 연장되는 게 아니라 3년 이상씩 연장돼 실질 만기가 경기 둔화 상황에서 굉장히 길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부동산 개발 관련 여신의 만기가 얼마만큼 늘어날지 명확하게 얘기를 못 하는 상황”이라며 “담보대출비율(LTV)이 좋다고 안심하기보다 현금이 들어오는 자산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