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2022년 올해의 단어로 '여성'(woman)을 선정했다.
13일(현지시간) 딕셔너리닷컴은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며 “영어에서 ‘여성’은 가장 오래된 단어 중 하나이지만, 사회적 논쟁의 원천이 되는 단어”라며 “올해 주목받은 개별 사건들과 관련해 이 단어의 검색량이 여러 차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에서 ‘여성’이란 단어에 대한 검색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올해 3월 마지막 주로 전년 대비 1400% 이상 증가했다. 이후 해당 단어에 대한 일반적인 연간 검색량은 작년의 두 배로 늘었다. 이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보통명사로는 엄청난 도약이라고 딕셔너리닷컴은 평가했다.
올해 이 단어의 검색량이 최고로 급증한 지난 3월은 흑인 여성 최초로 미 대법관에 오른 브라운 잭슨이 후보자 신분으로 의회 인사청문회에 나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에게서 ‘여성이란 단어의 정의를 내려달라’는 질문을 받은 직후였다. 당시 잭슨 후보는 “(정의를) 할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딕셔너리닷컴은 단어 자체가 아니라 단어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 지가 주목받은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당시 대법관 인사청문회 문답에 관심이 쏠린 것은 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과 권리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다.
이어 5월 미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던 판례,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 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먼저 유출됐을 때도 ‘여성’이란 단어의 검색량이 다시 급증했다. 6월 대법원이 이 결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 사회에는 거센 논쟁이 일었고, 이는 11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란에서 여성들의 자유와 자치권 보장을 위한 성평등 시위, 테니스의 전설 세레나 윌리엄스의 은퇴, 트랜스젠더 선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 미국 여자축구대표님이 달성한 동일 임금 합의 등이 올해의 단어 ‘여성’에 영향을 미쳤다.
딕셔너리닷컴은 “2022년은 부분적으로 이 시대가 여성들에게 준 영향(impact)과, 변화하는 세계에 여성들이 미친 영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올해의 단어 후보로는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지’, ‘인플레이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민주주의’, ‘워들’이 꼽혔다. 딕셔너리닷컴은 “이 다섯 가지 단어는 올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과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말해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지’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인들과 연대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관심을 받았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경제 관련 담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다. ‘조용한 사직’은 자신의 일에 쏟는 노력의 양을 은밀하게 줄이는 관행을 뜻하는 용어로 노동자들이 직장을 대하는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단어로 주목받으며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는 올해 딕셔너리닷컴에서 조회한 상위 50위 안에 포함됐는데 특히 그 위태로움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던 때에 선두로 등장했다. ‘워들’은 올해 인기를 끈 단어 맞추기 게임으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자주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