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위기를 기회로’…배터리 재활용·푸드테크·SMR이 뜬다 [2023 ‘지경학 시대’ 10대 유망산업]

■서울경제신문·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공동 기획

환경·사회·지정학 위기 최고조

‘3대 리스크’ 대응에 생존 달려

그린 배터리 年 30% 성장 전망

고효율 SMR·모바일 헬스케어

식품·신기술 융합 푸드테크 등

가치사슬 바꿀 혁신산업 주목


미·중 패권 경쟁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덮치면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한해였다. 이에 세계 각국은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하고 국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제·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이른바 ‘지경학(geo-economics)’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산업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와 보호무역주의 부활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 속에 세계 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미래 유망산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육성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이 필수다.







이에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공동으로 19일 ‘2023년 10대 유망산업’을 선정했다. 친환경 그린 배터리 사업과 소형모듈원전(SMR)이 기후변화 시대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모바일 헬스케어나 바이오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유망산업으로 손꼽혔다. 또 푸드테크와 첨단 반도체, 개인서비스로봇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한 산업군도 새해 유망산업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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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0~30% 고속성장 친환경 모빌리티= 먼저 환경적 리스크 대응영역에서는 ▲그린 배터리산업 ▲SMR산업 ▲친환경 모빌리티 소부장 산업 등이 선정됐다. 그린 배터리산업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친환경 소재 적용부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모델까지 모두 포괄하는 환경친화적 산업이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0년 22억7000만 달러에서 2030년 124억9000만 달러로 연평균 3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잇따라 재활용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나 선박, 항공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과 소재, 장비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소부장 산업도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불황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판매 위축에도 친환경차 시장은 2020~2030년 연 평균 22.3%나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은 기존 대형원전에 비해 공사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유연한 출력조정 기능으로 변동성이 심한 신재생에너지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 세계 원전업계가 앞다퉈 개발에 나서면서 2035년 640조원 규모까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빅데이터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회적 리스크 대응영역에서는 ▲모바일 헬스케어 ▲바이오 플랫폼 ▲제너레이티브 인공지능(AI) 산업이 유망분야로 꼽혔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최적의 건강관리 예방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864억원에서 2027년 2531억원 규모로 연평균 16% 넘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바일 헬스케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원격의료 허용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도 재부상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와 맞물려 진단·치료 솔루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야의 제약 없이 공통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 플랫폼도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AI를 활용해 학습된 패턴을 기반으로 이미지나 소리의 제작과 아이디어를 추론할 수 있는 제너레이티브 AI 산업도 매년 시장규모가 20%씩 급성장하는 분야다.

◇식자재 생산부터 소비까지 혁신=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영역에서는 ▲푸드테크 ▲첨단 반도체 ▲개인서비스로봇 ▲제론테크 산업이 첫손에 꼽혔다. 기존 식품산업에 바이오와 AI,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는 대체육을 비롯한 식자재 생산부터 소비까지 가치사슬 전반을 혁신하는 산업이다. 기후변화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식량난 우려에 더해 식물성 대체육 수요까지 늘면서 세계 푸드테크 시장규모는 2021년 2720억 달러에서 2025년 3600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래차와 IoT 등 첨단 IT 제품의 지능형 서비스를 수행하는 첨단 반도체 산업과 가사활동·가정 내 의료보조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서비스로봇 산업,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제론테크 산업 등도 새해 주목해야 할 유망산업으로 선정됐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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