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원로 철학자 이영호 타계






‘1차 인민혁명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서양철학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철학 연구에 몰두한 이영호(사진) 전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 20일 경남 창원 한마음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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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2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고 재학 중 이수병(1937∼1975년), 김금수(1937∼2022년) 등과 함께 ‘암장’ 그룹을 만들어 사회과학 공부를 했고 서울대 철학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으로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고인은 공주사대 강사 등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한때 거리에서 고구마·계란을 팔거나 국수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한양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종교 비판을 담은 ‘소외된 삶과 표상의 세계(1988년·한길사)’, 기존의 관념론과 유물론의 문제점을 짚은 ‘반유론(2000년·서광사)’, 세계 인식에 도달하기 위한 민중적 삶의 실천 양식에 대한 독자적 견해를 담은 ‘인식과 실천(2004년·아카넷)’, 자주적 역사 인식을 추구한 ‘역사, 철학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2004년·책세상)’ 등을 펴냈다. 이현복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철학을 추구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퇴임 후에는 경남 진해에서 유자 농사를 지었다. 유족은 부인 조성숙 씨와 3남 1녀 이현제(해운대신경정신병원 원장)·남정·효동·예준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창원 한마음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3일 오전이다. (055)2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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