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반대" 엑손모빌, EU 상대 소송 제기

미국의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횡재세’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독일, 네덜란드 자회사들은 이날 EU 일반법원에 소장을 냈다. 케이시 노턴 엑손모빌 대변인은 "유럽의 가정과 사업체들이 에너지 위기로 압박받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횡재세는 투자자의 의욕을 꺾어 투자를 줄일 것이고 유럽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는 “EU법에 반한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9월 EU 집행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기업이 엄청난 수익을 내자 이들로부터 돈을 걷어 국민을 위해 쓰겠다며 석유, 천연가스, 석탄 생산 및 정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연대 기여금'을 한시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연대 기여금은 일종의 횡재세지만 EU 집행위는 ‘세금’이라는 용어 대신 ‘기여금’이라는 용어를 택했다. EU 차원의 세금 신설은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기여금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또 비상 정책을 도입할 때 EU 의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아티클122’를 활용해 이 분담금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엑손모빌 측은 역사적으로 과세 권한은 각 국가 차원에 있었다면서 이번 소송은 EU 집행위원회의 법적 권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엑손모빌은 EU의 횡재세로 인한 부담이 내년 말까지 20억 달러(약 2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