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발·악화 반복하던 궤양성대장염, '이 약' 덕분에 치료목표 달라졌다[헬시타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연구팀

인플릭시맵 도입 후 치료변화 분석

내시경적 관해 비율 늘고 재발률 줄어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 교수(왼쪽), 권이영 임상강사.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 교수(왼쪽), 권이영 임상강사.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소아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인플릭시맵' 등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된지 10년 만에 치료 판도가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로이드 사용 기간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병변이 사라지고 재발이 줄어드는 등 극적인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 교수와 권이영 임상강사 연구팀은 2012년 10월부터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사용된 생물학적 제제 인플릭시맵이 도입된 후 소아궤양성 대장염 치료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인플릭시맵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생물학적 제제 '레미케이드'의 선분명이다. 혈액, 적혈구 등 생물에서 유래된 의약품을 통틀어 생물학적 제제라고 부르는데 인플릭시맵은 체내 염증매개물질인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해 염증성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한다.



소아 궤양성 대장염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대장 점막이나 점막하층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이다.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돼 점차 장 전체로 퍼진다. 혈액과 점액이 섞인 묽은 변이나 설사를 하고, 심한 경우 복통, 탈수, 발열, 구토,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수개월 또는 수년 후 재발하고, 재발할 때마다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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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팀은 인플릭시맵 도입 전인 2003년 1월부터 2012년 10월과 도입 후인 2012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로 치료 기간을 나누고, 치료 2년이 지난 시점에 치료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평가했다. 그 결과 인플릭시맵 도입 전 치료 그룹에선 병변이 사라진 비율이 29.2%에 불과했지만 도입 후 치료 그룹에선 50%로 크게 높아졌다. 스테로이드를 끊는 기간 역시 도입 전 그룹은 3년이었지만 도입 후 그룹은 4.4년으로 더 길었다. 인플릭시맵 도입 전 그룹의 경우 재발률이 47.9%였지만 도입 후 그룹은 25.8%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990년대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경과를 분석한 대규모 해외 연구 사례와 비교했을 때도 인플릭시맵 사용 이점이 확인됐다. 10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당시 연구에서 초기 고활성화 이후 증상이 아예 사라지거나 경감돼 치료에 반응을 보인 경우가 55%로 보고됐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인플릭시맵 도입 이전 그룹의 치료 결과는 56%로 유사했다. 인플릭시맵 도입 이후 그룹은 당시 연구 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때 치료 반응 비율이 76%로 뛰었다.

김미진 교수는 "과거에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거나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게 목표였지만 인플릭시맵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 도입 이후엔 궤양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지향점이 달라졌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먹고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소아 궤양성대장염은 물론 소아 크론병 등 소아의 소화기 영양 분야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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