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몽상까지 영화로 만드는 '감독들의 제우스'

■제임스 카메론, 비타협적 상상의 힘(이언 네이선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타이타닉·터미네이터·아바타 등

카메론 45년 작품세계 집대성

캐스팅 배경 등 제작 뒷이야기에

'아바타3' 스토리 힌트까지 담겨








“제임스는 장면을 먼저 상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 실제로 존재하는지 찾아보지요. 그것이 없으면 기어코 만들어냅니다.”(제임스 카메론의 동생인 마이크, 기계공학자)

“카메론의 영화적 방법론은 세상을 여러 부분으로 분해한 다음, 그것들을 다시 새로운 초현실적인 이야기로 재조립하는 것입니다.”(랜들 프레익스, 공동 제작자)

최근 전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아바타:물의 길’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68)의 45년 영화 인생과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작품 화보집 ‘제임스 카메론, 비타협적 상상의 힘’에 나오는 이야기다. 카메론은 앞서 ‘터미네이터’ ’어비스’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흥행시키면서 할리우드의 현직 최고 감독 자리에 올라섰다.

책은 영화 감독으로서 카메론의 위대한 점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킨 것’에서 찾는다. 미래에서 온 암살기계인 터미네이터를 상상하면서 꿈속에서도 영감을 찾아낸 이야기라든지, 빙하와 침몰해 1500명을 수장시킨 타이타닉이 바닷속에서 다시 발견됐을 때 이를 재연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카메론이 이들을 영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을 직접 발명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어비스’ 때는 수중촬영에 필요한 무인 원격조종 잠수정(ROV)을 직접 개발해냈고, 다이빙 헬멧 안쪽에 조명이 달린 슈트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아바타’ 때는 완벽한 현실처럼 보이기 위한 모션 캡처 기술을 포토리얼리즘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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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카메론이 “나는 언제나 영화는 순수한 예술의 행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기술적인 예술이다. 감정을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과학을 마스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책은 카메론이 어떤 스태프보다도 열정적으로 촬영 현장을 누비며 자신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것도 감수한 감독(타이타닉), 물속에서 장장 350시간을 보내며 죽을 뻔한 위기도 이겨낸 감독(어비스), 영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새롭게 배우고 만드는 진화하는 감독이라고 전한다.

또 ‘타이타닉’에서 수많은 A급 스타들을 제치고 당시 풋풋한 저연차 배우였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이 캐스팅 된 배경, 당초에는 카메론의 안중에는 없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의 최종적인 주인공이 된 스토리, ‘에이리언 2’에 시고니 위버가 출연하지 못할 뻔한 사연, 수천 명의 뛰어난 아역배우들을 제치고 신인 에드워드 펄롱이 ‘터미네이터2’의 존 코너가 된 배경 등 ‘캐스팅 비화’도 많이 담겨 있다.

가장 최근 흥행작인 아바타 시리즈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카메론이 ‘가장 개인적인 영화’라고 강조한 아바타의 구상이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작 배경, ‘세상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영화 제작 시설’이라고 불린 ‘아바타’ 촬영장 비화, 얼굴 표정을 포착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한 헤드기어에 얽힌 뒷이야기가 펼져진다.

현재 상영 중인 ‘아바타:물의 길’에 이어 2024년 12월 개봉 예정인 ‘아바타 3’에서도 기존 배우들이 상당부분 그대로 출연한다는 감독의 계획과 스토리 힌트까지 나와있다. 또 ‘아바타4’와 ‘아바타5’는 각각 2026년과 2028년 개봉 예정이라는 시간표도 제시돼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이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카메론 감독의 초기 작품들까지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가로 248㎜, 세로 292㎜의 큰 판형의 책에는 각 작품의 대형 스틸컷 외에 유명 배우들과 카메론 감독의 촬영 당시 모습도 담겨있다.

저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과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1977)’ 등을 통해 감독을 꿈을 키웠다고 한다. 출판사는 “영화계에는 신과 같은 위대한 감독들이 존재해왔고, 그들은 모두 영화를 모든 매체보다도 빠르게 진보하는 매체로 끌어올렸다. 이제 카메론은 그 신들의 신인 ‘제우스’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3만5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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