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상 적자 역대 최악, 경제 위기 기로에서 낙관론만 펼 때 아니다


올해 1월 경상수지 적자가 무려 45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무역수지가 올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낸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경상 적자가 고착되면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대외 신인도 악화와 외국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지난해 100조 원 이상의 재정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국제수지뿐 아니라 내수도 악화일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위축에 내수 둔화까지 겹쳐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가 위기의 늪으로 빠지느냐, 살아남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데도 경제 당국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대 막연한 낙관론만 펴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2월 무역 적자가 축소됐다며 올해 연간 200억 달러대의 경상 흑자를 예상했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전반적인 세계 경기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라며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전망했다.



미국의 긴축 지속으로 글로벌 경기가 예상 밖의 침체에 빠지고 반도체 혹한기가 길어지면 전체 수출의 18%가량을 반도체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기 위한 전방위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우선 배터리와 미래차·바이오 등 반도체를 이을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해가야 한다. 전략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고급 인재 육성,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려면 ‘모래주머니’ 같은 규제 사슬을 혁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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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의 20%를 차지했던 통신 장비 업체 노키아의 몰락으로 국가 경제가 침체됐던 핀란드의 사례는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예산 등 특단의 지원을 서두르는 한편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아 제2의 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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