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조 원대 규모로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HMM(011200)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했다. 한국산업은행은 HMM의 2조 7000억 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 및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1조 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해 구주와 함께 매각하기로 했다.
20일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2단계 입찰을 통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 매매 계약 체결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매각 지분은 1대 주주인 산은이 보유한 1억 119만 9297주와 2대 주주인 해진공이 보유한 9759만 859주 등 1억 9879만 156주에다 10월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2억 주 등이 모두 포함된 3억 9879만 156주다. 산은과 해진공이 10월에 콜옵션을 행사해 전환하는 2억 주와 잔여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3억 3600만 주를 포함해 희석기준 지분율로 따지면 약 38.9% 규모다. 산은과 해진공은 우선 10월에 콜옵션을 행사해 1조 원 규모의 HMM 영구 CB·BW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간 영구채 전환 문제는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나, 산업은행은 영구채를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주식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행사가액은 5000원으로, 이날 기준 종가(2만300원)는 이의 4배 수준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나머지 1조 7000억 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에 대해서는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산은 측은 "전환 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앞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며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HMM 인수 후보군으로는 LX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HMM 인수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