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코앞인데…이주대책 '영구임대 재건축' 잘 될까

국회예산정책처, 실효성에 의문 제기

"거주자 비협조적… 시간 많이 걸려"

든든전세, 소득·자산 요건 도입해야·

경기 성남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조태형 기자경기 성남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조태형 기자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이주대책으로 제시된 ‘영구임대주택 재건축' 방안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구임대 거주자들이 재건축에 따른 거주지 이동에 비협조적일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이 많을 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주택은 총 13개 단지 1만4000가구 규모다. 분당 4개(5900가구), 일산 3개(2300가구), 중동 2개(1900가구), 산본 3개(3400가구), 평촌 1개(500가구)다. 영구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영구 또는 50년 이상 장기 임대로 거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기 신도시에서는 매년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에 따라 2027년부터 10~15년간 해마다 2만~3만가구의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다음달 2만 6000가구가 선정된다. 이에 국토부는 이주대책으로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해 임시로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실효성 측면에서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하려면 기초생활수급자 등 기존 거주자들이 거처를 옮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거 안정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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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는 “영구임대주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1기 신도시 내 일반 주택보다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따라서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들의 거처 역시 우선적으로 이전되어야 함에 따라 기입주자들의 주거이전이 급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주거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재건축과 달리 영구임대 거주자들은 동일 생활권 내에서 양질의 대체주택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재건축에 비협조적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주거가능한 유휴부지를 선정해 이주용 주택을 마련한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1기 신도시 재건축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선도지구 공모 신청을 받고 있음에도 (국토부가) 영구임대주택의 재건축과 관련해 아직 어떠한 계획도 수립하고 있지 않아 이주대책으로서 유의미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든든전세주택과 관련해서는 입주자 선정시 소득, 자산 요건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든든전세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인근 보증금 시세의 90% 수준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사업이다. 입주자를 선정할 때 무주택 여부만 따지고 소득이나 자산 요건은 보지 않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임대는 저소득·서민층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인데 고소득자나 자산이 많은 사람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업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급대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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