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안성거점 '청신호'…배터리 개발 속도낸다

市 건축허가로 행정절차 순항

연구동·생산라인 동시에 구축

2030년 보급형 NCM 제조 통해

에너지 고밀도·원가 절감 기대

현대자동차가 최근 경기도 안성시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 거점 신축을 위한 건축 허가를 받았다. 현대차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가 양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가 최근 경기도 안성시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 거점 신축을 위한 건축 허가를 받았다. 현대차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가 양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를 갖춘 연구 시설 건립에 첫발을 뗐다. 기존 남양·마북·의왕연구소에 더해 경기도 안성시에 새로운 연구 거점을 마련해 에너지밀도를 높인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29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안성시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를 세우기 위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연구소 신축에 필요한 행정절차의 첫 단추를 채우면서 착공 등 후속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 연구소는 경기 안성시 제5일반산업단지 내에 연면적 약 10만 ㎡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번 연구 시설이 공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배터리 개발을 맡는 연구동뿐 아니라 기술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라인을 함께 구축한다는 얘기다. 신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를 소량 제작하고 시험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빠른 속도로 배터리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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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에서 배터리 내재화는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배터리 제조사가 개발·생산한 배터리를 그대로 공급받는 현재 방식과 달리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한 배터리를 개발해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에너지밀도와 안전성, 충전 속도 등에서 필요로 하는 성능의 배터리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도 유리하다. 전기차값의 40% 비중인 배터리의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의 목표는 에너지밀도는 높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70~100㎾h급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핵심 원료인 니켈·코발트 비중을 조정해 재료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에너지밀도는 현재보다 20% 이상 강화해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와 주행 성능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고성능·럭셔리로 전기차 제품군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배터리와 차체를 통합한 셀투비히클(CTV) 구조를 도입해 전기차 부품 수와 무게를 줄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배터리 분야에만 9조 5000억 원을 투입한다. 의왕연구소에 설립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은 이르면 내년 초에 문을 열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담금질에 착수한다. 남양연구소는 배터리 시스템, 셀 설계 등 기능별 전담 조직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키우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분야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함께 설립했던 배터리 제조사인 프리엄어스 EV 에너지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양산 능력을 확보했다. 도요타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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