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폐수슬러지 7만톤 저감·일회용품 '0'..재활용률 98% 달하죠

■ '자원순환 선도기업' 대통령표창

폐기물 늘었지만 순환이용률은 UP

새 공법으로 특수 화학물질 사용 뚝

'비우고·헹구고·분리하고·섞지말자'

직원들도 텀블러 사용 등 적극 참여

"자원순환법 안착 땐 일자리 1만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사무실 복도에 있는 자원 재활용을 위한 ‘캔틴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버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사무실 복도에 있는 자원 재활용을 위한 ‘캔틴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고에 버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



최근 찾은 경기도 화성시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한 직원이 휴게실에서 점심으로 빵과 샐러드를 먹은 뒤 사무실 복도에 위치한 ‘캔틴룸(canteen room)’으로 이동한다.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악취가 나지 않도록 설계된 은색 냉동고에 버리고는 커피를 담아 마신 개인 텀블러를 캔틴룸 안에 마련된 주방에서 직접 세척한다. 냉동고에 쌓인 음식물 쓰레기는 화성사업장 인근의 돼지 사료를 만드는 업체에 공급한다.

0615A26 폐기물 발생량


◇“환경 캠페인·新공법 개발로 재활용률 98% 달성”=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지난 9월 환경부로부터 ‘자원순환 선도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환경부는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한 기업들을 해마다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각각 2004년과 2007년부터 진행해오던 ‘폐기물 감량 우수 사업장’ 선정과 ‘자원순환 선도기업’ 선정을 올해부터 하나로 통합해 시상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이 올해 최고상에 해당하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37만1,752t에서 2018년 43만2,728t으로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생산공정 개선과 자발적인 환경문화 캠페인 등을 통해 지난해 기준 재활용률과 순환 이용률을 각각 97.6%, 86% 수준까지 높였다. 순환 이용률은 재활용 과정에서 추가로 소각이나 매립이 필요한 잔재물을 제외한 것을 폐기물 배출량으로 나눈 수치다.


자원순환 선도기업 심사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공정 개선을 통해 폐수 슬러지(하수 처리나 정수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를 7만5,000t이나 저감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특수 화학물질의 사용량을 줄이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 반도체 화학물질을 재활용하는 한편 함수율(수분이 들어 있는 비율)을 62%에서 57%까지 떨어뜨릴 수 있었다. 황호송 삼성전자 환경팀장은 “반도체 생산량 증가와 고집적화에 따라 2019~2023년 폐수 슬러지가 278%나 많아질 것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가 큰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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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사내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종이컵에 담긴 음식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사내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종이컵에 담긴 음식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


◇직원들 자발적 참여로 연결=직원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폐기물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헹·분·섞’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말자’는 슬로건의 첫 글자를 따온 이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직원들은 사무실 안에서 일절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물이나 커피는 각자 소지한 텀블러에 담아 마시고 빨대도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만들어진 제품을 쓴다. 사내 식당에서도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사내 식당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해 가져가는 경우 포장 재질은 비닐에서 친환경 종이로, 음료 용기는 페트병에서 캔으로 바뀌었다. 황 팀장은 “이런 노력 덕분에 하루 평균 플라스틱 컵 사용량이 1만5,000개나 줄었다”고 소개했다.

각 층마다 있는 ‘캔틴룸’의 쓰레기 분리 수거함 종류를 3종에서 6종으로 늘린 것도 환경문화 캠페인과 함께 시작된 변화다. 캔틴룸에서 수거된 쓰레기들은 재활용을 거쳐 철강 원료, 안전모, 유리병, 화장지, 돼지 사료 등으로 재탄생한다. 지난 2016년 화성 자원순환센터 안에 면적 238㎡(72평)의 2층 구조로 만든 부품 재이용센터도 회사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름 그대로 쓸모가 없어진 각종 부품을 해체해 재활용하는 이 센터에는 연간 1,500명 안팎의 직원이 찾고 있으며 2018년 한 해 동안 15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으로 일자리 1만개 창출”=환경부가 주관하는 포상의 근거가 되는 법률은 ‘자원순환기본법’이다. 이 법안은 폐기물 사용을 억제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발생한 폐기물은 적절한 재활용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폐기물 다량 배출 사업장에 대한 자원순환 목표 설정 및 관리, 폐기물 처분에 대한 부담금 부과, 자원순환 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 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면 재활용 관련 시장이 1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3년 동안 폐기물 배출량에 대한 검토를 거쳐 매년 6월 말까지 사업 대상자를 선정·공고한다. 이후 대상자가 제출한 실적 보고서를 토대로 평가 작업을 거쳐서 이듬해 우수 사업장을 선정하게 된다. /화성=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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