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파이짓 그만"…美 청두 총영사 부인에 中 누리꾼 집중 공격

中 누리꾼 "티베트와 신장 스파짓 해와" 주장

대만 출신인 점도 비난 배경인듯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인부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인부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 폐쇄에 나선 가운데 미 총영사의 부인이 중국 누리꾼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그가 중국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대만 출신이라는 점과 총영사관이 있는 청두가 미국이 인권문제에 관심을 두는 신장과 티베트를 관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막바지 철수 작업을 서두르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짐 멀리낵스 청두 총영사의 부인 좡쭈이가 중국 누리꾼들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대만 출신인 좡쭈이는 가수이자 음식 칼럼니스트로, 소셜미디어에서 59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어머니 판위원도 유명한 가수이다. 여러 권의 요리책을 출간한 좡은 청두 거리에서 음악 공연을 하기도 했다. 청두에서의 삶을 중국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중국 내 미국 총영사 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의 철수가 결정된 후 좡쭈이 웨이보 계정에는 7,000개에 달하는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스파이들이여, 이 나라에서 나가라. 너의 남편과 부하들이 티베트와 신장(新疆)에 관해 스파이 짓을 해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느냐”는 댓글을 달아 1만3,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다른 누리꾼은 “스파이야, 여기서 꺼져라. 돌아오면 두들겨 팰 것이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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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이 쓰촨·윈난·구이저우·충칭 등과 함께 인권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신장과 티베트를 관할하면서 나온 비난으로 여겨진다. 또 좡쭈이가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집권 하의 대만 출신이라는 점도 비난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두 아들과 함께 청두를 떠났던 좡쭈이는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는 당시 온라인에 “2차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집을 떠나던 유대인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고조된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상황을 어떻게 나치 지배하의 독일과 비교할 수 있느냐며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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