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현대자동차 하언태 사장이 담화문을 통해 올해 교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언태 사장은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재난 상황과 미래 산업 격변기 등 최악의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노사가 어렵게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1일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국내 상황에 공감하고 세계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에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아 이번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 사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출길이 끊기고, 부품공급 차질로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등 악몽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상반기 30%, 2분기 52.3%로 급락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일부에서는 막연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지만 실상은 환율이 급락하고 개소세 인하율마저 축소되었으며 주력시장인 미국, 유럽 및 신흥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는 등 위협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다”고 강조하며 “실제 경영상황과 현장 인식 간의 괴리가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현대차 임금 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교섭은 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 합의를 끌어냈다. 연속 무분규 합의는 2009∼2011년(3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이어 두 번째다. 상견례 후 잠정 합의까지 기간도 2009년(3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짧다. 올해 교섭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석 달 정도 늦은 지난달 13일 시작했으나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하언태 사장은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라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과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노사가 어렵게 현실을 감안한 최선의 결단을 내렸다”며 “올해 교섭이 원만히 마무리 되지 못한 경우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위기 지속, 대외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노사 모두에게 더 큰 혼란과 피해만 초래될 뿐이다”고 호소했다.
하 사장은 “일부 아쉬움이 있더라도 금번 고비를 잘 넘기고 미래 산업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다면 현대차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며 “노사가 함께, 고객, 국민과 함께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희망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