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일반적 징벌배상제도 도입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명한석 변호사,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김남근 변호사, 김선정 동국대 석좌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징벌배상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공청회 시작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에 대한 검증과 야당 의원 보좌진 비하 및 야당 의원을 향해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라고 말한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 이에 공청회는 야당 의원들 참석 없이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네 명의 전문가 중 찬·반은 두 명씩 나뉘었다. 명한석 변호사는 징벌적배상제도 도입에 찬성하며 “민사상 손해배상제도가 있지만 손해배상을 다 해줘도 이득이 더 큰 경우가 있고, 손해배상액 자체도 제대로 산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를 악용해 고의로 손해를 끼치려는 행위 전반을 막기 위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근 변호사 역시 “징벌적손해배상 제도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의 차이가 크다”며 “국회가 법원행정처랑 긴밀히 협력해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면 예방적 성격에서 악의적인 위법 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경상 본부장은 “상거래 전반에 걸쳐 언제, 어떻게 징벌적손해배상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고, 이것이 사회 전반적으로 각박함으로 퍼질 수 있다”며 “헌법상 과잉처벌 위배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선정 교수 역시 “타인을 희생시키더라도 자신이 이득을 취하겠다는 욕망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징벌적배상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악의적 손해는 예방이 어렵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는데 핵심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이다”라며 “징벌적손해배상제가 있고 제대로 운영만 된다면 경제적 약자라 하더라도 제도적 틀 안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에 대해 징벌적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편, 법사위는 중대재해법 제정에 대한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