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가상현실(VR) 카메라로 최초로 촬영한 실제 국제 우주정거장(ISS) 영상입니다.”
지난 10월 우주 비행사들의 국제 우주정거장 적응기와 생활 모습을 VR로 담은 ‘스페이스 익스플로러스:ISS 익스피리언스’가 공개됐다. 이 작품은 9월 출범한 5세대(5G) 이동통신 콘텐츠 연합체 ‘글로벌 확장현실(XR) 콘텐트 텔코 얼라이언스(XR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XR얼라이언스는 XR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개발·제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합체로 의장사를 맡은 LG유플러스(032640)를 비롯한 퀄컴테크놀러지·벨캐나다·KDDI·차이나텔레콤·펠릭스앤드폴스튜디오·아틀라스파이브 등 각국 통신·전자·콘텐츠 관련 기업 7곳이 참여하고 있다.
30일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XR얼라이언스 탄생의 주역 신중경 LG유플러스 VR콘텐츠 팀장, 이가희 선임, 크리스 레즈니체크 선임, 황윤주 사원은 이번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대해 “XR얼라이언스로 뭉친 덕분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프로젝트에 투입된 비용은 750만 달러(약 83억 원)로 한 기업이 부담하기에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연합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 팀장은 “현재 XR 콘텐츠 플랫폼 등 이용자와 접점이 많지 않아서 기업 혼자 제작하면 수익 대비 투자성이 떨어진다”며 “연합체를 구성하면 콘텐츠 하나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할 수 있어 콘텐츠 가치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연간 100억 원을 증강현실(AR)에 투자하고 있지만 연합체에는 이제 막 진입하는 이통사도 존재한다. 서로의 상황이 다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같이 협력해서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자고 설득했다. 레즈니체크 선임은 “회원사와 새벽에도 화상회의를 셀 수 없이 많이 하며 진정성 있는 대화로 이해관계를 조율해 나갔다”고 말했다.
XR얼라이언스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우주 비행사가 정거장 밖에서 유영하는 모습과 이달 15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곤’이 연결되는 장면이 담긴 에피소드도 공개된다. 또 퀄컴 등과 협력해 6개의 운동 방향을 지원하는 실질적 VR을 구현할 예정이다. 회원사도 추가된다. 신 팀장은 “미국·프랑스·호주 또는 대만의 대형 이동통신사 3곳과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기기 제조 업체 1곳과 가입에 대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XR얼라이언스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콘텐츠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유료방송에서 VR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럽·북미 이통사와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콘텐츠 역시 풍성해진다. 이 선임은 “내년 초에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콘텐츠 내용이나 진행 방향,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 사원은 “올해만 해도 대학로 연극과 뮤지컬을 파격적으로 VR로 제공했다”며 “기존에 없는 콘텐츠를 만드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