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의 최대 난제인 ‘문콕’ 문제가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다.”
17일 오후 LG유플러스(032640)가 시연한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발렛파킹’ 기술을 체험해본 뒤에 든 생각이다. 이날 서울 마포구 YTN뉴스퀘어 건물 앞에 정차해 있는 5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에이원(A1)에 탑승해 보았다. 함께 동승한 연구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켠 뒤에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있는 공간을 선택했다.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액셀에 발을 대지 않았지만 차가 주차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는 주차장까지 횡단보도 5개, 교차로 3개를 지나는 등 약 800m를 주행했다. 차선을 바꾸며 갓길에 정차된 다른 차를 피했고 빨간 불이 켜졌을 때는 멈췄다. 지난 6월에 체험한 타 업체의 자율주행차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행했다. 자율주행차는 좁은 상암1공영주차장 진입로 차단기를 가뿐하게 통과했다. 앱으로 선택한 주차공간에 이르자 단 한 번의 후진만으로 안착했다. 바로 옆에 덩치가 큰 SUV차량이 있었지만 차량 간 공간이 넉넉하게 주차했다. 안전과 실제 체험을 위해 차량에 사람이 탑승했지만 실제로는 무인 차량 스스로 주행과 주차를 하게 된다. 백화점 VIP만 받던 발렛파킹 서비스를 5G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매번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5G 기반 자율 주차 기술을 소개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 발렛파킹 기술은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시스템과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으로 구현된다. 인식 시스템은 주차장의 비어 있는 공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채도로 AI에 학습시켜 CCTV상 화면만으로 빈자리를 찾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찾은 빈자리 데이터는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으로 모여서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관제 플랫폼은 수집한 신호등 데이터를 자율주행차에 전한다. 차의 라이다·레이다 센서 정보와 교통 정보까지 더해져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메라로 신호등 색상을 판별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던 지난해 시연보다 진일보된 방식이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교수는 “주행 이후에는 반드시 주차가 뒤따르는데, 그런 점에서 5G 자율주차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의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5G 자율주차 기술로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A1은 그간 137회의 비공개 5G 자율주차 실증을 거쳤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내달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 시연을 할 예정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모빌리티사업담당 상무는 “통신사의 장점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의 자율주행 환경과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을 맞춰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